규제완화ㆍ저금리 시너지효과, '분양시장 쏠림' 원인

시사경제신문 원금희 기자 = 집단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국지적인 공급과잉도 우려된다. 2010년~2013년에는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평균 53%가 청약마감에 실패했지만 2014년~2016년동안은 평균 81%가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이는 정부 규제완화와 저금리 효과가 맞물리면서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에 쏠린 결과다. 하지만 낮은 청약 미달 비율에도 불구하고 단지 별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어 수도권 일부 지역은 국지적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수도권 내 청약 미달단지 비율은 18.46%로 나타났다.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은 ▲2010년(56.91%), ▲2011년(60.61%), ▲2012년(48.24%), ▲2013년(46.09%)으로 절반 수준의 매우 높은 비중을 나타냈지만, ▲2014년(25.50%), ▲2015년(15.90%)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이후 2016년에도 분양시장으로 투자수요가 쏠리며 우호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도 서울의 미달단지 감소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2010년 서울에서 47개 단지가 분양했지만 19개 단지의 청약이 미달됐다. 반면 2015년에는 50개 단지 중 단 2곳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도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23개 분양 단지 중 2개 단지만 청약 미달로 기록되면서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의 미달단지는 매우 희소하다. 강서구 마곡지구 이후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만 신규물량이 분양되면서 수요 대비 일반 공급이 적은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이 아닌 신도시나 공공택지 중심으로 분양되는 경기도 일대는 미달단지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2016년 청약 미달된 전체 24개 단지 중 21곳이 경기도에 위치했다.

경기도는 택지지구 공급 중심으로, 전체 가구가 일반에 모두 분양돼 수요대비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 공급이 크게 늘었던 경기도 용인과 화성, 평택, 안성 등에서는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주택이 동반해 늘어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취임 이후 부동산시장과 분양시장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다수 발표했다. 2013년 4.1대책을 통해 공공분양 물량의 축소방침을 발표했고 이후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 및 폐지, 신도시(택지지구) 신규개발 제한, 주택담보대출(LTV, DTI) 규제완화, 청약통장 간소화 및 청약 1순위 요건 기간단축 등 민간 분양시장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대책들을 쏟아냈다.

여기에 2013년 4월 연 2.75% 수준이던 기준금리가 현재는 역대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저금리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시중의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투기적인 분양시장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를 시작하고, 서울 강남권 분양가격 상승에 제동을 거는 등 최근 들어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은 정책효과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우호적인 분양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가 도입된 이후 수도권 청약시장의 단지 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상반기에는 대출규제가 덜한 분양시장에 청약수요가 다수 유입됐지만,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이후에는 입지환경이나 분양가 매력이 높은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만 청약수요가 쏠리고 있다.

때문에 단기간 공급이 크게 늘었던 경기도 용인, 화성, 평택, 안성 등에서는 청약미달 단지가 늘어나는 반면, 수요대비 공급량이 여전히 부족한 서울은 수십 대 일의 청약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수도권 청약시장의 단지 별 양극화는 경기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공급과잉을 유발해 2017년~2018년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와 더불어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청약 수요자들은 국토교통부와 자치단체가 발표하는 월 별 미분양주택 통계를 참고해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청약 접수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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