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최초 제작, 교육과정과 연계한 현장중심 체험활동

▲ 금천마을 학습자료

시사경제신문 봉소영 기자 = 금천구(구청장 차성수)는 올해부터 마을 주민과 현직교사가 함께 집필한, 초등용 ‘마을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한다. 구는 마을 주민과 현직 교사가 함께 제작한 마을학습자료 ‘여기 사는 내가 좋아’를 총 2,000권 발간했다. 이를 관내 모든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무상보급 한다.

이번 학습자료는 초등학교 3학년 사회교과와 연계한다. 총144쪽 분량의 학습자료에는 현행 초등 3학년 사회교과의 편제와 같은 1학기 ‘우리가 살아가는 곳’, 2학기 ‘우리 지역, 다른 지역’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삽화와 사진을 수록해,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했다. 또 심화학습을 하거나 교사 및 학부모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보다 자세한 정보를 부록에 함께 실었다.

교과서 내 이야기를 풀어가는 창작캐릭터인 ‘금천이’와 ‘한내’는 금천구에서 성장한 청년들의 재능기부로 탄생했다. 교과서에 실린 사진 역시 금천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와 블로거 등이 참여해 마을 학습자료의 취지를 살렸다.

학습자료에는 연구기간 동안 시범 학급에서 활동한 학생작품 등도 수록돼 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한편 인터넷 지도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학생 스스로 지역을 탐구할 수 있는 학습방법도 제시돼, 자기주도 학습도 가능하다.

집필과정에 참여한 서울문백초등학교 배옥영 선생님은 “금천구에 살지 않는 선생님들은 지역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가르치는 것이 힘들었다”며 “마을 학습자료를 통해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가중심의 교육과정에 따라 지역 관련 학습자료도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발간해 왔다. 하지만 관할 교육지원청이 발간한 학습자료의 경우 대가 2~3개 자치구를 다루고 있어, 학생들이 살고 있는 자치구나 동 단위 마을을 자세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로부터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마을과 자치구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금천구는 교육주체인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3년 간 마을 학습자료 개발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과정을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마을 주민과 현직 교사가 함께 만든 지역 연구모임에 맡겼다. 지역교육 발전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사단법인 마을인교육에서 기획하고 지역 언론사인 금천아이엔, 지역중심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는 교육나눔협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구는 앞으로 마을교과서가 학교현장에서 보다 내실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학습자료를 디지털화하고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도 손쉽게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내 모든 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을 대상으로 교과서 활용연수, 지역알기 연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학습자료 제작에 총괄책임을 맡은 교육나눔협동조합 오현애 이사장은 “이 책은 단순하게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 동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보고 느끼며 써보는 학습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유익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최근 우리 지역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는 학생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부끄러워하거나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에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 마을교과서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마을을 이해하고, 금천에 대해 자긍심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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