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지역문화사업 전개

▲ 진관동 한옥마을에서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사경제신문 이명이 기자 = 韓문화체험특구 은평구가 한류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비상하고 있다.

전통문화 유입의 요충지인 은평구는 올해 은평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북한산韓문화체험특구와 지역이 가진 문학적, 역사적 자원과 연계해 ‘문화’로 지역성장의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문화는 지역의 미래"임을 강조하고 "은평 속에 담긴 역사적인 전통과 스토리를 '문화'로 소통해 주민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구정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의 중심 양천리, 전통문화와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은평

은평구 녹번동에는 양천리라는 지명이 있다. 이는 '부산과 의주 양쪽으로 천리'라는 뜻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은평구는 예부터 전통문화와 대륙에서 유입되는 문화가 소통하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담당했다. 은평을 관통하는 통일로는 조선시대 9대 간선로 중에서 중국으로 통하는 유일한 육로인 의주로가 근간이 된 도로로서 정치·군사적인 기능과 함께 우리 전통문화와 북방의 문물이 왕래되는 중심교통로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수색역 또한 향후 통일한국을 그려보았을때서울의 관문이며 인천공항과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대북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다.

이로 인해 은평구는 풍부한 문화유물을 자랑한다. 화엄10찰 중 하나인 청담사지는 통일신라시대의 핵심 사상인 화엄사상을 전파하는 곳이었으며, 진관사는 이성계가 조선을 창건하면서 수륙재로 활용했던 사찰이다. <진관사 국행수륙대재 : 국가 중요무형문화재(제126호), 2013.12.31.지정>

또 ▲단종 복위운동에 실패해 죽음을 맞은 세종대왕의 6남 금성대군을 신격화한 금성당 ▲정조가 선왕 영조의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금암기적비<서울유형문화재 제38호> ▲조선시대 공문서가 전해지던 파발로 등 곳곳에서 역사적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은평구에 있는 북한산은 백두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과 함께 대한민국 오악(五嶽)에 드는 명산으로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 가장 높고 산새가 웅장해 예로부터 서울의 진산으로 불렸다.

韓문화체험특구 지정으로 새로운 체험형 한류문화 집중 육성

은평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물이 풍부한 북한산의 관광체험특구 지정을 위해 노력한 결과, 2015년 4월에 진관동 북한산 일원 63만 9155㎡가  韓문화체험특구로 지정됐다.

韓문화체험특구 지정으로 ‘도로교통법’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등 모두 4건의 규제특례를 적용받게 되며, 정부가 인정하는 韓문화체험특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는 韓문화체험특구 지정으로 대외적인 인지도 향상과 다양한 관광 활성화 정책으로 1288억원 정도의 경제적 수익과 1300명의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은평구는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으면서 ‘한국음악’을 즐기는 등 한류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형 문화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첫 사업으로 구는 북한산 자락에 한옥마을을 조성 중이다.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규모 6만5500㎡의 한옥마을은 2014년 155필지가 모두 분양돼 4월 현재 24동은 완공돼 사용승인이 완료된 상태다. 나머지 52동은 공사 중이고 55동은 건축허가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0월에 개관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는 은평뉴타운 개발과 함께 발굴된 다양한 ‘인문·역사유물’과 우리의 전통주거 공간인 ‘한옥’ 관련 문화콘텐츠를 보존·전시하고 있다.

천년고찰 진관사는 지난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당시 세계종교지도자 사찰음식 시연회가 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곳에서는 사찰의 일상과 수행자의 삶을 경험하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해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에는 韓문화체험특구를 ‘한류문화’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으로, 특구지역을 방문한 내방인들에게 안내소 역할을 할 ‘韓문화 너나들이 센터’와 한옥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한옥전망대’, 삼각산 금암 미술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역사한옥박물관과 진관사, 한옥마을과 연계해 한복패션쇼, 사생대회 등 韓문화체험프로그램을 확대·개발할 계획이다.

은평, 문향(文鄕)이라 불리운 근대문학의 요람

은평구는 분단전후 한국대표문인들의 주 활동무대로서 근대문학의 요람이다. 아직도 지역 곳곳에는 문인들 발자취가 남아있다.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정지용 초당(草堂)은 1948년부터 1950년 정지용이 납북되기 이전까지 거주했던 곳으로 해방 이후 좌우분열시기 조용히 민족적 역량을 절차탁마(切磋琢磨)했던 공간이다.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두 거장인 소설가 이호철, 최인훈도 은평구에 거주하며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다.

시인 윤동주와 김현승, 소설가 황순원, 김동인, 문익환,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등 우리 문학의 선구자들을 배출한 평양의 숭실학교는 1938년 일제의 신사참배 거부로 강제 폐교된 후 현재는 은평구 신사동(숭실중·고등학교)으로 이전했다.

은평구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문학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이호철 문학관 건립 ▲정지용 초당 조성 ▲초간본 문학관 개관 ▲윤동주 100주년 기념행사 ▲문학 토크콘서트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추진하고 숨겨진 문학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60~70년대 문인 겸 언론인의 문학적 정신이 녹아 있는 기자촌

'기자촌(村)' 은 은평구 진관외동 175번지 일대에 있던 마을로, 1969년 기자 420여 가구가 이주하면서 조성됐다.

북한산 바로 아래 가파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던 기자촌은 뉴타운 개발을 거치면서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공원 공터로 남아있지만 많은 문인과 언론인을 길러냈던 곳으로 은평구는 기자촌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구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는 한편, 언론 역사를 수집·보관해 기자촌이 지닌 정신적·문학적 뿌리를 계승하는 언론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인근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등 역사문헌과 고전문학 등을 번역하는 한국고전번역원을 유치해 내년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동북아시아의 고대사 연구 및 올바른 대한민국의 역사 수립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북아역사관 유치도 계획 중이다.

은평문화재단 설립으로 주민 중심의 맞춤형 문화서비스 제공

은평구는 정지용, 이호철, 최인훈 등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근대문학의 고향’이며 역사문화의 보고로 문화재와 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 박물관, 도서관, 천년고찰 진관사 등 크고 작은 문화시설이 운영 중에 있다. 또한 동마을축제, 불광천 벚꽃축제, 은평누리축제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언론기념관과 삼각산 금암미술관 등 문화시설도 생긴다.

이에 따라 구는 문화인프라 및 문화사업을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독립된 전문기관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은평문화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은평문화재단은 이달 중 창립 발기인 총회 및 법인설립 허가 신청을 마무리하고 오는 7월 설립된다.

김우영 구청장은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지역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화자산과 마을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의 문화가치를 재발견 및 재창조하고, 생활밀착형 지역문화사업을 전개해 청소년과 어르신, 직장인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역문화서비스 제공으로 문화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면서 "천혜의 자연환경과 탁월한 문화적·지리적 상징성을 살리고, 관련 공동체와의 연계를 강화해 문화로 풍요로운 은평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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