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표지로 내세운 미투 운동 동참자들.
미국 영화계 권력형 성폭력 폭로로 촉발
우리나라에서는 서 검사 폭로가 기폭제
방송, 영화 등으로 확산되는 미투 운동

‘미투’ 운동이란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 등을 통해 본인의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사회 현상을 일컫는 말로, 2006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SNS 기능 중 하나인 해시태그(#와 단어로 링크를 형성하는 기능)에 MeToo를 붙여 연대한다.

이 같은 미투 운동은 지난해 미국 영화계의 거물 중 한명인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을 SNS에서 폭로한 영화배우 얼리사 밀라노를 계기로 기네스 팰트로, 안젤리나 졸리, 메릴 스트립, 엠마스톤, 나탈리 포트먼, 제니퍼 애니스톤, 우마 서먼 등 세계적인 인지도의 여배우들이 미국 헐리우드에 만연한 권력형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현직인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조직 내 만연한 성희롱을 폭로하면서 확산의 계기가 됐다.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8년 전 자신의 경험을 밝힌 서 검사의 게시물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사회에 권력형 성폭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며, 기업, 교육, 방송, 영화, 문단, 연극 등 각계각층에서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이 권력형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적폐청산이라는 정치적 화두와 함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불확실한 폭로성 글로 또 다른 마녀사냥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국내에서 보다 먼저 미투 운동이 불거진 미국에서도 많은 유명인사들이 미투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은 앞으로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의 여성이 이전에 다니던 직장 등에서의 경험들을 폭로하고 있지만, 서 검사와 같이 현직의 여성들도 하나둘씩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고, 미투 운동에 휘말린 기업과 단체에서도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있어 미투 운동이 여성 인권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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